스노비즘의 정의 :: 스노비즘 레포트 :: 지적허영심 속물 허세

스노비즘이란 무엇인가?

스노비즘이란 고상한 체하는 속물근성 혹은 출신이나 학식을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허세열풍으로 나타나는 현대판 스노비즘

 
“따사로운 햇살아래서 한가로이 누워 있노라면, 더불어 앙드레 가뇽의 연주까지 함께라면 더 이상 어떤 것도 필요하지 않았다”

이것은 영화배우 장근석의 미니 홈피에 한동안 적혀있던 문구이다. 이 문구로 인해 장근석은 한동안 ‘허세 근석’이라는 별명으로 네티즌들에 의해 조롱당해야 했다. 또한 배우 려원 또한 과시성이 다분한 사진이나 글귀를 미니홈피에 포스팅하여 ‘허세려원’이라는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여기서 ‘허세’란 자기 과시성과 허영심이 표출된 것으로 실속은 없지만‘있어보이도록’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허세열풍은 인터넷 상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허세’라는 단어를 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신상녀, 된장녀가 물질적인 과시욕의 산물이라면 허세는 정신적 사치의 산물이라 할 수 있겠다. 허세는 명품구입이나 과소비로는 채울 수 없는 정신적인 측면을 채우려는 의도에서 발생한 허세는 현대판 스노비즘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스노비즘의 정의

그렇다면 스노비즘이란 무엇인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스노비즘을 ‘속물’ 혹은 ‘속물주의’로 번역하지만 스노비즘은 속물이라는 단어로 환원 될 수 없다. 즉, 두 단어가 100%의 일치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속물’이라는 단어에는 부정적인 어조가 강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스노비즘에는 분명히 긍정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의 나를 비롯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스노비즘의 생산성에 대하여 간과하며 그것의 부정적이고 위선적인 면만 바라보았다. 나는 이 글을 통하여 우리가 놓치고 있는 스노비즘의 긍정적 측면과 그 것의 방향성에 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스노비즘의 특성을 논하기에 앞서 스노비즘이라는 개념을 다시 한번 정확하게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스노비즘의 사전적 의미는, 고상한 체하는 속물근성 혹은 출신이나 학식을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행위, 또는 지적 허영심을 일컫는다. 또 이러한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스노브’라고 부르며 조롱한다. 여기에 내 나름대로 결론지은 스노비즘의 특징을 몇 가지 덧붙여 보겠다.

스노브들의 특징

1. 지독한 과시성

첫 번째 특징은, 그들이 지독한 과시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스노브들은 고상한 ‘척’,우아한 ‘척’등의 과시를 통하여 자기 만족을 느낀다. 그들은 지식의 습득 자체보다도 자신이 그 지식을 알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 그들의 스노비즘은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여 우위에 있다고 믿는 과시적인 성향에서 시작한다. 또 자신의 스노비즘적인 행위을 타인이 욕망하게 되는 순간 만족을 느낀다. 문화생활을 공개적으로 자랑하고, 과시하는 행위가 여기에 속한다. 그들은 자신의 이상을 ‘연기’하는 것 일뿐 실제로 그렇게 살지는 못한다.

2. 독점러, 보급러로서의 이중성

스노브들의 두 번째 특징은, 문화 자본의 독점과 보급을 동시에 행하는 이중적인 성격을 지녔다는 점이다. 그들은 자신이 상류층의 아비투스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드러냄으로써(혹은 그것을 누리는 ‘척’함으로써) 문화자본을 보다 많이 향유하고 산다는 점을(혹은 그렇게 보이는 것을) 내세워 차별화하고 구분 짓기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문화 자본의 독점은 그들의 가치를 상승시키지만, 그 독점을 과시하려면 문화자본에 대한 정보를 보급하는 것이 수반되어야만 하기 때문에 이러한 모순이 나타나는 것이다. 바로 이 두 번째 특징에서 스노브는 생산성을 획득 할 수 있다.

스노비즘의 장단점

스노비즘의 부정적 측면은 그들이 자아에 대한 진실을 왜곡하고 부풀리기를 일삼는 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외부적인, 타인의 욕망에 끼워 맞추려고 한다. 내재적인 만족이 없는 위선과 거짓뿐인 삶을 사는 것이다. 그 것은 그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소비적인 삶의 행태이다.

스노비즘의 긍정적인 측면은 그것이 문화자본에 대한 정보를 보급한다. 그들이 직접 예술을 만들어 낼 수는 없지만, 예술을 보급하는 데에는 효과적이다. 그들은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의 것들을 대중에게 보급하는 역할에 앞장선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 광고비를 들이지 않아도 - 자발적으로 그들은 예술의 보급에 발벗고 나선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그들은 문화보급에 일조한다. 그들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간에 그들의 행위는 대중적이지 않은 소수의 예술과 대중을 연결했으며 상류층의 문화와 대중문화를 연결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들은 생산성을 획득한다. 정직한 방식으로 보급되는 문화보다 스노브들이 전달하는 문화가 더 파급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이 지닌(흉내내는) ‘쿨함’,‘시크함’ 을 수반할 때 대다수의 사람들의 ‘부러움’을 얻기 쉽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노비즘을 단지 “있어보이는 척”으로만 여기지만 스노비즘은 우리의 생각보다 사회에서 많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리는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살면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차별화된 나만의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려 왔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명품으로 도배하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것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를 사람들은 발견한 것이다. 그것을 채우기 위해 교양인인 척, 우아한 척을 하여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고 발버둥 치며 살아간다. 인터넷의 발달에 따른 개인 미디어의 등장은 이러한 허세의 발달에 촉진제가 되어 주었다. 인스타나 블로그를 통해 누구나 자신을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게 되었으며, 이러한 SNS는 나를 깊이 있게 소개하는 하나의 적절한 도구가 되어주었다. 현대사회의 스노비즘은 자신을 과대포장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지독한 경쟁사회 속에서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생존전략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 자신이 스노브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우리 자신이 스노브라는 사실을 부인하거나 거부하면 결코 현대사회의 스노비즘은 생산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할 것 이다. 인정해야 하는 점이 있다면 기꺼이 인정할 때 비로소 스노브들은 허세와 과시욕의 표본이 아닌 새로운 문화를 향유하는 주체로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